이코노미조선
국내 민간화폐 시장 현황

현금으로 돌려주는 포인트 제도가 대표적


기사입력 2014.01.06 10:18

국내 민간 화폐시장은 해외 주요 선진국에 비해 초보적 수준에 머물러 있다. 최근 선풍적인 인기를 끌고 있는 비트코인과 같은 가상통화 논의도 이제 막 시작됐다. 정보기술(IT) 기반만 놓고 보면 잠재력은 충분하지만 내수시장 자체가 크지 못한 것이 한계로 자리 잡고 있다.

그나마 국내에서 민간화폐로 볼 수 있는 것은 포인트 서비스다. 포인트(마일리지) 제도란 고객의 상품 구입과 서비스 이용 실적에 따라 보너스로 점수를 주는 보상 프로그램이다. 고객은 포인트를 적립해 다른 물건을 구입할 수 있고 경우에 따라서는 금전적 보상까지 얻을 수 있다. 이런 구조 탓에 포인트 제도는 기업의 마케팅 수단으로 적극 활용되고 있다.

포인트 제도가 국내 거래시장의 한 축으로 성장한 이유는 유통구조 혁신과 관련이 있다. 인터넷 기술의 발달로 전자거래방식이 늘어나면서 쌓아놓은 포인트를 현금처럼 사용하는 서비스가 보편화되고 있기 때문이다. 온·오프라인에서 상품을 구매하는 것 외에 세금 등 각종 요금을 납부하는 데까지 사용범위가 넓어지면서 포인트는 현금, 신용카드(전자결제방식)에 이은 ‘제3의 화폐’로 자리 잡았다. 최근 롯데·신세계·현대·GS·CJ 등 대형 유통사들이 자사 포인트 서비스에 사이버머니, 사이버캐시라는 이름을 붙이고 있는 것은 잘만 굴리면 일반 돈(Money)처럼 쓸 수 있어서다.


스마트폰을 사용해 모바일 전자화폐처럼 사용할 수 있는 현대카드 M포인트

금융당국, 포인트제도 개선방안 마련 착수

그동안 유통사들의 전유물이던 포인트제가 큰 폭으로 늘어난 것은 신용카드사로 대표되는 금융기관들이 참여하면서부터다. 신용카드사들이 마케팅 수단으로 포인트제를 활용하면서 민간화폐로서의 가치는 더욱 커지고 있다. 여기에 최근 금융당국이 신용카드 포인트 활용도를 높이는 제도 개선방안에 착수한 것도 긍정적인 요소다. 반대로 이 말은 현행 포인트 사용방식이 고객 중심적이지 못했다는 말이기도 하다.

현재 신용카드사는 포인트 소멸 시기가 도래하면 소멸 예정 포인트와 소멸시기 등을 2개월 전에 고지하고 있다. 그러나 5년의 유효기간이 지나서 소멸되는 포인트는 연간 약 1000억원에 달한다. 현재 금융위는 소비자 보호 차원에서 신용카드 포인트의 법적 성격, 소멸시효 등을 검토하고 종합적인 개선방안을 마련할 계획인 것으로 전해졌다. 신용카드업계에 따르면 지난 2008년부터 2012년까지 5년간 사용기간이 지나 자동적으로 소멸된 신용카드 포인트는 5861억원에 달했다. 

이에 따라 관련업계들의 움직임도 바빠졌다. 2013년 초 경기 불황을 우려해 서비스를 대폭 축소했던 카드사들은 금융당국의 조치가 전해진 후 앞으로 고객들에게 적립된 포인트를 적극적으로 알린다는 계획이다. 이용욱 현대카드 홍보팀 과장은 “2012년 2만여곳이었던 제휴 가맹점 수를 2013년 한해 3만여곳으로 늘리는 등 포인트 제휴 서비스 활용도를 늘리는 것과 동시에 한달에 한번씩 M포인트 관련 행사를 고객들에게 알려줄 계획”이라고 말했다.

사용한 돈의 일부를 현금으로 돌려주는 캐시백 서비스도 한층 강화되고 있다. 이렇게 되면 포인트의 화폐적 가치는 더욱 부각될 수밖에 없다. 현재 대부분의 카드사들은 자동차나 가전제품을 구입하면 구입금액의 일부를 포인트로 결제해 할인해준 뒤 나중에 고객이 카드를 사용해 발생하는 포인트에서 차감하는 방식을 채택하고 있다.

쓴 금액의 일정액을 현금으로 돌려주는 카드상품도 인기여서 현대카드X는 이용금액이 100만원 이상이면 이용금액의 0.6%, 100만원 미만이면 0.3%를 현금으로 고객에게 돌려준다. 포인트 사용처를 해외로 확대시키는 경우도 늘어나고 있다. 아멕스 계열 삼성카드는 사용액의 15%를 1포인트로 전환해주고 있다. 이렇게 쌓은 포인트로 고객은 캐세이패시픽, 델타, 에티하드, 말레이시아항공 등 해외항공사 마일리지 외에 힐튼, 스타우트 계열 호텔의 숙박비를 할인받는다.

재테크 및 각종 공과금을 결제하는 방식으로 활용되는 경우도 늘어나 KB국민카드의 ‘포인트리 골드전환서비스’는 매달 적립되는 포인트를 금으로 자동 전환해준다. 포인트리 1점을 1원으로 간주하고 금 지분을 매입해 통장에 입금하는 방식이다. 하나SK카드는 자사 포인트로 하나은행 영업점과 인터넷뱅킹에서 은행 거래 시 이체수수료, 예·적금 가입, 적금·펀드 납입, 대출상환 및 대출이자 납입 등을 할 수 있다.

OK캐쉬백, 롯데멤버스, 신세계포인트, GS&포인트, CJ ONE 등 유통업체들이 주도가 돼 만든 종합포인트 서비스는 IT기술과 결합되면서 스마트폰을 이용해 가맹점 어디서든 편리하게 사용할 수 있도록 진화하고 있다. 신한카드는 OK캐쉬백과 합치거나 신세계포인트와 교환해 쓸 수 있는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포인트 모아 현금으로 바꾸는 서비스도 생겨

이종(異種) 업체끼리 포인트를 교환해주는 서비스도 인기다. 국내 이러한 서비스를 제공하는 곳은 띠앗, 포인트파크, 포인트아울렛 등 4~5곳이 있다. 사이트에 가입하면 제휴 기업에서 충전한 포인트를 한군데로 합칠 수 있어 최근 알뜰 쇼핑족들의 관심이 높다. 송덕화 띠앗 마케팅팀장은 “포인트 사용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고객은 물론 제휴업체들의 문의가 늘고 있다”고 말했다. 교환 서비스를 통해서는 포인트 양도도 가능하다. 띠앗은 현재 수수료 5%를 받고 포인트를 양도해주는 서비스를 실시 중이다. 편의점에서 현금으로 인출하는 것도 가능하다. 이때 수수료는 대략 12~13% 수준이다.

전문가들은 2조원대로 커진 국내 포인트 시장이 지금보다 더 활성화되기 위해서는 유통사 간 장벽을 허무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한다. 한 카드회사 관계자는 “캐나다·일본 등은 교환시장이 커지면서 포인트가 일반 화폐처럼 사용되는 경우가 적지 않다”면서 “유통, 카드사들이 문턱을 낮추게 되면 소비자들의 카드 사용을 늘리는 선순환 구조로 이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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