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미조선
현대차 수소연료전지차 세계 첫 양산 개시…도요타·혼다도 양산 발표

‘그린카 3총사’의 전쟁 본격적인 서막 올랐다


기사입력 2014.01.06 13:55

1997년 세계 최초의 그린카가 시장에 선을 보였다. 일본 도요타가 출시한 양산형 하이브리드카 프리우스(Prius)였다. 하이브리드카는 가솔린엔진과 전기모터를 함께 동력원으로 사용한다. 1세대 프리우스는 기존 가솔린자동차에 비해 연비는 2배 이상 높고 이산화탄소 배출량은 절반에 불과했다.

에너지 고효율과 친환경을 무기로 프리우스는 하이브리드카 시장의 개척자이자 맹주로 거듭났다. 프리우스는 초창기 1세대 모델로부터 현재는 3세대 모델까지 진화했다. 특히 2세대 모델부터 일본 시장을 넘어 북미, 유럽 등 세계 주요 시장에 수출되면서 진가를 널리 알리기 시작했다.

프리우스는 2013년 6월까지 누적 판매량 300만대를 돌파했다. 일본 내수시장에서 130만대 이상 판매됐고, 북미 시장에서도 130만대 이상 판매되는 성과를 낳았다. 미국 <컨슈머리포트>는 10년 연속으로 프리우스를 ‘최고의 그린카’로 선정했을 정도다.

현재 세계 그린카 시장에서 가장 많이 팔리는 차종은 하이브리드카다. 도요타는 프리우스를 비롯한 전체 하이브리드카 누적판매량 500만대를 돌파했다. 도요타의 주도로 하이브리드카 시장은 성숙단계에 이르렀다. 2012년 기준 전 세계 하이브리드카 판매량은 150만대를 웃돌았다. 그 중 도요타의 몫이 절반을 넘는다. 하이브리드카의 절대강자 반열에 오른 것이다. 그 뒤를 혼다, 포드, 현대·기아자동차가 따르고 있다.



1. 테슬라 전기 스포츠카 로드스터
2. 닛산 리프
3. BMW i3
4. GM 쉐보레 볼트
5. 도요타 프리우스
6. 기아차 레이 EV


도요타 하이브리드카 누적 판매량 500만대 돌파

도요타는 하이브리드카 시장을 장악하기 위해 투자를 더욱 확대하고 있다. ‘전(全) 차종의 하이브리드화’도 선언했다. 그야말로 하이브리드카 시장을 석권하겠다는 의지라고 볼 수 있다. 도요타가 워낙 앞서가는 데다 관련특허도 대거 선점한 까닭에 다른 완성차업체들은 하이브리드카 시장에 승부수를 던지기를 꺼려한다는 분석도 제기된다.

유승을 자동차부품연구원 친환경신소재기술연구본부장은 “각 국가와 자동차업체마다 그린카에 대한 입장이나 전략이 다르다”며 “도요타는 하이브리드카 시장의 지배자 지위를 앞세워 이 시장에서 수익을 충분히 뽑아내자는 의도인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사실 하이브리드카는 그린카로 분류되기는 하지만 내연기관 엔진을 병용한다는 점에서 전기자동차나 수소연료전지자동차처럼 이산화탄소 배출이 전혀 없는 완전한 의미의 그린카는 아니다. 예전부터 전문가들이 그린카가 하이브리드카라는 징검다리를 밟고 전기자동차, 수소연료전지자동차로 진화해나갈 것으로 내다본 이유다.

전기자동차 시장도 본격적으로 기지개를 켜고 있는 상황이다. 2009~2010년 일본의 닛산, 미쓰비시 등이 선도적으로 양산형 모델을 출시하면서 형성되기 시작한 전기자동차 시장은 최근 들어 의미 있는 증가세를 보이며 기대감을 증폭시키고 있다.

지금까지는 닛산이 전기자동차 시장에서 가장 앞서나가고 있다. 닛산의 대표 차종인 ‘리프(Leaf)’는 가장 많이 팔리는 전기자동차 모델의 명성을 확보한 상태다. 2013년 1~9월 판매량 기준으로 리프는 미국 전기자동차 시장에서 1만6000여대가 팔려나가 순수 배터리 전기자동차 시장 점유율 1위를 기록했다. 2위는 1만4000여대를 판매한 전기자동차 전문업체 테슬라가 차지했다. 제너럴모터스(GM)는 플러그인 하이브리드카 차종인 쉐보레 볼트(Volt)를 1만6000여대 팔아 닛산과 함께 미국 전기자동차 시장에서 대등한 경쟁을 벌이고 있다.

세계 최대 자동차시장 중 하나인 미국에서는 그린카 시장이 가파르게 성장하고 있다. NH농협증권에 따르면 미국 자동차시장에서 2013년 1~7월 하이브리드카, 플러그인 하이브리드카, 배터리 전기자동차 등 3개 차종의 판매량은 35만대로 전년 동기 대비 30%나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하이브리드카가 30만대, 플러그인 하이브리드카가 2만2000대, 배터리 전기자동차가 2만7000대를 각각 기록했다. 특히 주목할 것은 3개 차종의 판매 증가율이다. 하이브리드카가 22%, 플러그인 하이브리드카가 39% 증가한 데 비해 배터리 전기자동차는 무려 462%의 폭발적인 증가세를 나타냈다.

배터리 전기자동차 시장의 급증세는 이른바 ‘테슬라 효과’에 기인한 측면이 크다는 분석이다. 테슬라는 ‘살아 있는 최고의 발명가’로 꼽히는 앨런 머스크 최고경영자가 창업한 전기자동차 전문업체다. 테슬라가 2012년 출시한 럭셔리 세단형 전기자동차 ‘모델S’는 뛰어난 성능과 세련된 디자인, 주행거리와 충전시간의 획기적 개선으로 북미 시장에서 대히트를 쳤다.

테슬라가 일으킨 돌풍은 다른 완성차업체들을 크게 자극했다. 특히 전기자동차 판매가격 인하 경쟁에 불을 붙였다는 점이 주목할 만하다. 전기자동차 시장을 선점하기 위한 자동차업체들의 적극적인 공세가 시작된 것이다. 2013년 닛산은 리프 출고가격을 6500달러 인하했고, GM은 볼트 구입 고객에게 인센티브 4000달러 지급을 결정한 데 이어 2014년 모델은 아예 출고가격을 5000달러 인하하기로 했다.

이항구 산업연구원 기계·전자산업팀장은 “2013년은 전기자동차 가격파괴의 원년으로 시장확대에 터닝포인트가 마련됐다고 할 수 있다”며 “2016~2017년쯤 배터리업계 구조조정을 통해 배터리 가격의 대폭 인하가 이뤄지면 소형 전기자동차와 소형 내연기관 자동차 가격이 거의 같아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1. 앨런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
2. 닛산 리프 앞에 서 있는 카를로스 곤 르노-닛산 회장


현대차가 개발한 수소연료전지자동차의 내부 구조


‘테슬라 효과’로 전기자동차 시장 가격파괴 바람

과거 클린디젤 자동차 개발 및 출시에 주력했던 유럽 자동차업체들이 잇달아 전기자동차 시장에 출사표를 던지는 것도 시장확대에 호재로 작용하고 있다. 특히 럭셔리 세단의 강자 BMW의 움직임이 심상치 않다는 분석이다.

BMW는 2013년 11월 전기자동차 모델 BMW i3를 독일을 비롯한 유럽 시장에 출시했다. BMW i3는 사전 예약 주문량만 1만대에 이르는 것으로 전해질 만큼 뜨거운 기대를 낳고 있다. BMW의 또 다른 전기자동차 모델인 플러그인 하이브리드 스포츠카 BMW i8도 2014년 생산물량 모두가 예약 판매됐다고 한다.

BMW i3는 프리미엄 전기자동차의 새로운 준거를 제시한 것으로 평가된다. 제로백(정지상태에서 시속 100㎞에 도달하는 시간) 7.2초의 파워와 성능, 첨단 스마트카(Smart Car: 지능형 자동차) 시스템 장착, 탄소강화플라스틱과 알루미늄 소재 채택으로 경량화 구현 등 눈에 띄는 장점이 적지 않다. 또 ‘레인지 익스텐더(Range Extender: 주행거리 연장장치)’를 옵션으로 추가할 경우 주행거리를 최대 340㎞까지 늘릴 수 있다는 점도 큰 특징이다.

김국태·양성진 LG경제연구원 책임연구원은 ‘사야 하는 차에서 사고 싶은 차로 다시 시동 거는 전기차’라는 보고서에서 “테슬라나 BMW 같은 업체들은 과거와 다른 승부수로 소비자들의 관심을 끄는 데 성공하면서 전기자동차 열풍을 주도하고 있다”며 “소비자에게 실질적 가치를 제공하려는 혁신적 시도 덕분에 전기자동차가 ‘사고 싶은 차’로 보이기 시작했다”고 분석했다.

‘궁극의 그린카’로 불리는 수소연료전지자동차도 드디어 상용화되기 시작했다. 현대자동차(이하 현대차)는 2013년 2월 투싼ix 모델을 앞세워 세계 최초로 수소연료전지자동차를 양산할 수 있는 능력을 확보했다. 현대차는 우선 유럽 지역의 공공기관 차량 시장을 개척해나가면서 2018년쯤 수소연료전지자동차 양산 규모를 1만대로 늘린다는 복안이다.

사실 수소연료전지자동차를 처음 상용화한 업체는 혼다다. 혼다는 2008년 ‘FCX 클라리티(Clarity)’라는 수소연료전지자동차 모델을 일본과 미국에서 리스 형태로 출시한 바 있다. 하지만 양산 체제를 갖추지 못한 탓에 판매량 자체가 극히 미미했고 시장의 반응도 썰렁했다. 반면 현대차는 울산공장에 수소연료전지자동차 양산 체제를 완비함으로써 본격적인 시장 공략이 가능해졌다는 점에서 큰 의의를 지닌다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혼다는 세계 최초로 수소연료전지자동차를 출시하고서도 양산 능력에서 현대차에 추월당하자 2015년 양산형 모델을 출시한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현대차와 혼다의 행보에 긴장감을 느낀 여타 글로벌 주요 완성차업체들도 수소연료전지자동차 출시를 서두르고 있다.


2012년 한국에서 콘셉트카로 소개된 BMW 전기차 BMW i3(왼쪽)와 BMW i8

글로벌 완성차 업계 수소연료전지차 개발 가속도

특히 하이브리드카 시장의 황제인 도요타도 2015년 세단형 수소연료전지자동차 출시를 선언해 주목된다. 도요타는 예전부터 하이브리드카에서 전기자동차를 건너뛰어 수소연료전지자동차 시장으로 곧장 나아간다는 구상이었다. 그런 터에 현대차, 혼다 등 경쟁업체들이 수소연료전지자동차 시장 형성의 이니셔티브를 선점하는 듯하자 재빨리 합류하는 승부수를 던진 셈이다.

전황수 한국전자통신연구원 경제분석연구실 책임연구원은 “일부 완성차업체들은 예전부터 미래 그린카의 주류를 수소연료전지자동차로 간주했고, 전기자동차는 과도기적 차량으로 봤다”며 “현대차는 세계 최초 양산 체제 구축으로 수소연료전지자동차 시장에서 가장 앞서갈 수 있는 기반을 다진 것으로 볼 수 있다”고 말했다.

수소연료전지자동차는 수소와 공기 중의 산소에 전기화학 반응을 가해 전기를 생산하는 고효율 에너지 변환장치인 ‘연료전지(Fuel Cell)’로 주행하는 차량이다. 연료전지가 생산한 전기를 모터가 운동에너지로 변환해 자동차를 구동시키는 방식이다. 수소 충전에 소요되는 시간도 몇 분에 불과한 데다 주행거리 역시 내연기관 차량과 대등하다.

특히 수소를 연료로 사용하기 때문에 순수한 물(수증기)만 배출하는 완전 무공해 자동차라는 점이 가장 큰 특징이자 장점이다. 반면 전기자동차는 배터리에 충전시키는 전기를 기존 발전소에 의지할 수밖에 없다는 점에서 100% 무공해 자동차는 아니다. 화력이나 원자력 발전 과정에서 각각 이산화탄소와 방사성 폐기물이 배출되기 때문이다. 수소연료전지자동차를 ‘궁극의 그린카’로 부르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하지만 수소연료전지자동차 시장의 본격 확대에는 아직 걸림돌이 적지 않다. 우선 가격이 매우 비싸다는 점이다. 현대차 투싼ix의 가격은 1억원을 훌쩍 넘는다. 도요타가 2015년 출시를 발표한 수소연료전지자동차의 가격대도 5만~10만달러로 예상되고 있다. 연료전지 등 고가의 부품이 장착되기 때문에 판매가격 인하가 쉽지 않다. 결국 기술진보와 대량생산을 통해 내연기관 자동차와 비슷한 가격대로 낮추는 노력이 필수라는 지적이다.

수소 충전 인프라 구축도 난제다. 물론 전기자동차 역시 전기 충전 인프라를 갖추는 게 보급 확대의 선결과제로 꼽힌다. 하지만 전기자동차는 간단한 장치만 갖추면 가정에서도 손쉽게 충전할 수 있다. 반면 수소연료전지자동차는 수소라는 연료를 사용하는 특성상 전용 충전소 설치가 반드시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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